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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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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가 보고 싶었습니다.’

 홍대 앞 문화의 거리에 새롭게 문을 연 ‘공간415’에서 개관 기념전으로 사진작가이자 평화 운동가인 이시우의 <한강하구>를 선보인다. 전시장에서는 좀체 볼 수 없었던 그의 주옥같은 작품 중 <한강하구>만을 따로 묶어낸 이번 전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그의 작품들을 드디어 갤러리에서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시에 앞서 작가는 이미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 한강하구』(통일뉴스, 2008)를 두꺼운 책으로 펴냈었다. 이 책은 한강하구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배경을 광범위하게 서술한 독특한 저작물로 한강하구의 과거로부터 현재의 관할권 문제까지 자세히 살피고 있다.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1조 5항에 의해 민간선박항행에 개방된 수역으로 그 위치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오두산통일전망대부터 강화 끝 섬 말도까지의 수역을 말한다고 한다. 작가는 이곳에서 2000년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시작한 이래 유엔군 사령부도 인민군사령부도 아닌 민간인에 그 출입이 개방된 한강하구를 통일과 평화, 생명의 해방구로 인식하게 한다. 작가는 그동안 대인지뢰반대운동과 한강하구 배 띄우기 행사 등을 통해 정전체제의 문제점과 평화체제로의 당위성을 사진작품 활동과, 저술, 강연회를 통해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사진과 글로 평화의 감수성과 통일의 미학을 확산시켜준 이시우 작가는 실천하는 예술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30점의 사진작품은 ‘지금, 여기 한강하구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끌어안은’ 눈부신 ‘서정’으로 구성하였다. 그의 글이 맑고 깊은 서사라면, 그의 사진은 곱고 아름다운 한 편의 시요 음악이다. 앞서 언급한 바, 이시우 작가는 실천하는 작가이자 위대한 사상가이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완벽한 지식과 역사적 안목을 갖추려고 한다. 사진 한 장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이 그야말로 수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탄생한 사진이 아름답고 서정적이니 놀라울 수밖에 없다. 대상, 풍경이 갖고 있는 제각각의 사연을 이시우만큼 간절한 아름다움으로 형상화한 작가는 드물다. 물론 이와 비슷한 사진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이시우작가의 사진은 ‘다르다’. 풍경을 바라보는 그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7년이 되는 올 여름은 이시우 작가와 함께 ‘한강하구’를 따라 걸으며 그의 사진을 보고, 한강하구를 또 보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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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북녘 땅을 바라보던 코스모스가 한들거립니다. 꽃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바람이 부는 것을 압니다.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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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국가보안법 재판은 검찰의 안보론과 사진가의 예술론의 격돌의 장이었다. 검찰에게 나는 예술가를 위장한 간첩이었고, 새로운 예술론은 위험한 예술론이었으며, 창작의 자유는 안보위협요소였다.

21세기로 들어서기 직전 나는 나름대로의 미학관과 예술론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사진작업에 들어섰다. 아름다움은 내게 다른 말로 ‘결’이다. 세상은 결로 존재한다. 바람은 바람결로, 물은 물결로, 숨은 숨결로 존재한다. 결을 발견하는 것은 세계의 숨어있는 구조를 발견하는 것이며 예술창작은 세계의 결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이 발견되는 것만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깨달았다. 우연한 만남의 결과든 고단한 노력의 결과든 ‘내’가 결을 만들고자 할 때 결이 비로소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창작뿐만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까지도 예술가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론과 실천, 창작의 삼위일체. ‘한강하구’는 그런 작업과정이 처음으로 일관되게 실현된 주제이다.

2000년, 강화도로 이사해서 한강하구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이 전시는 10년 동안의 작업성과인 셈이다. 한강하구에 대해 설레던 ‘예감’은 10년을 거치며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한강하구』라는 책으로 출판되었고,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라는 행사를 통해 남북의 국경하천이자 유라시아의 국제하천인 한강하구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간의 과정에서 사색했던 사진들을 전시하게 되니 그저 부끄럽다.

내게 사진은 90%의 이론과 9%의 실천과 1%의 영감으로 빚어진다. 그러나 1%를 얻기 위해 나머지 99%를 버려야할 순간을 거쳐야 사진은 비로소 즐거운 것이 된다. 아는 것은 행하는 것만 못하고 행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즐거움에 이르러 내안의 ‘결’과 세계의 ‘결’은 비로소 화해한다. 내가 내사진에 대해 거는 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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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곶 _ 마디마다 가시인 철망을 마디마다 이슬인 거미줄이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을 가르는 철가시마저 제 몸에 끌어안아 비추는 이슬의 작은 승리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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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_ 숲안개 저편에서 여명을 물들이는 햇살을 봅니다. 
홀로 눈부신 빛이 되기보다 세상에 스며들어 자신마저 변하는 아침해의 미덕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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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_ 미군도청시설이 노을에 홀린 듯 서 있었습니다. 전파의 기교도 빛의 장엄을 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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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리 _ 비무장지대라는 말을 들으면 중무장지대를 떠올리고야 마는 
우리의 관성이 한강하구마저 중무장지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관성입니다.


   작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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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1967년 충남예산에서 태어났다. 중2때 서울로 전학 와서 책보는 재미로 살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돈들이지 않고 책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아무 고민 없이 도서반에 들었고 고2때 읽은 노자와 장자는 시험을 거부하고 제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서울로 전학 보낸 부모님의 뜻을 실현해야 할 마지막 고개인 고3의 중턱에서 나는 휴학했다. 그토록 씨름하던 제도로부터의 해방. 87년 6월의 거리는 내 인생의 새로운 교과서였고, 노동자민족문화운동연합, 전국노동자문화운동연합, 신바람, 문학예술청년공동체는 나의 학교였다. 비무장지대를 만나며 사진에 눈떴고, 좀 더 걸어가니 거기에 유엔사가 있었다. 그리고 계속 걸어가니 유라시아가 있었다. 한강하구는 그 길에서 만난 주제였다.

개인전
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 예술의전당, 1999
대인지뢰, 서울중구문화원, 1999

저서
사진집『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인간사랑)
사진집『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한국교회여성연합회)
산문집『민통선평화기행』(창비)
민통선평화기행의 독어판 『IM NIMANDSLAND』(Abera)
민통선평화기행의 영어판 『Life on the Edge of the DMZ』(Global Oriental)
논문집『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한강하구』(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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